![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이 서울대 내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https://file.mk.co.kr/meet/neds/2020/08/image_readtop_2020_849886_15977400634321802.jpg)

2015년부터 국제백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제롬 김 사무총장은 "결국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크고 작은 재확산이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실제 접종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교회발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고, 한 교회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놀란 것 같지만 사실 모두가 코로나19가 부분적으로 재확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며 "교회, 콜센터, 술집 등 어디든 재확산의 현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은 "한국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1차 확산 때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한국 정부는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의 게임체인저가 될 백신 개발 시점에 대해 이르면 11~12월께 효능을 인정받은 백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초부터 수천만 개의 백신을 생산해 일부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국내(서울대)에 본부를 둔 최초의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김 사무총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백신 개발 전문가이자 에이즈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지난주부터 국내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기 시작했다.
▷재확산을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한국은 올여름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자유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재확산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통제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 계기라고 생각한다. 백신이 나올 때까지 작은 규모의 재확산은 계속 있을 것이다. 감염병 대처에 방심이란 있을 수 없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코로나19 이전 삶으로 조금이나마 돌아갈 수 있다. 코로나19는 앞으로도 인체에 계속 남아 있을 거라고 봐야 한다. 이는 예전 사스와 다르다. 사스는 증상이 있을 때 전염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다. 따라서 누가 퍼트리고 있는지 식별하기 어렵다. 한국도 이태원 집단감염 때 깨달았듯이 누가 감염을 발생시키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재확산에 당혹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교회에서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식사를 했기 때문에 통제가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 다만 지난 3월 대확산 때와는 살짝 다른 부분이 있다. 당시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대책 없이 코로나19가 퍼졌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재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 정부가 감염 원인을 찾고, 추적과 감시에 나서 코로나19를 통제 하는 게 결국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도 이 작업을 잘한 곳이 방역에 성공했다. 백신이 나올 때까지 정부가 이런 방식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를 통제하고 감염을 막도록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소통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국민도 방심하지 말고 방역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에 누렸던 자유나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면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르면 다음달께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는데.
▷9월은 좀 빠르다고 생각한다. 올 11~12월이나 돼야 효과가 검증된 백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모더나, 화이자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제약회사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백신이 올해 말까지 여러 개 준비될 수도 있다. 사실 다양한 백신이 개발될수록 더 좋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 한 곳이 생산하는 백신의 양보다 훨씬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일 백신만 있으면 생산량이 부족할 수 있다.
―언제쯤 백신 접종이 가능할까.
▷백신은 효과 입증, 생산, 실제 접종 등 3단계를 거친다. 일반적으로는 백신 개발에 들어가 일반인에게 접종할 때까지 5~10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시급한 이슈가 된 만큼 일반적인 백신 접종 사례보다는 상당히 빨라질 것이다. 실제로 백신 하나 개발하는 데 4~7년은 걸리는데, 코로나19 백신은 12~18개월 정도 만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상 백신 개발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거치지 않고 여러 단계를 중첩해서 밟고 있기 때문이다.
1상을 시작하고 큰 부작용이 없으면 1상을 진행하면서 곧바로 2상에 들어가는 식이다. 또 2상을 시작해 백신을 투여한 뒤 인체의 보호면역반응에 의한 항체 형성을 분석하고 부작용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면 3상에 들어가도록 했다. 항체 형성에 대한 분석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어도 일단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이는 원래 백신 개발 방식은 아니지만 최대한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계획상으로는 백신 효과 검증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생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올 4분기부터 백신 생산에 들어가 내년 초에는 수천만 개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국 정부도 참여하고 있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은 내년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20억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부터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이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들이 백신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 CEPI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화이자 백신이 아닌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CEPI가 이미 수개월 전에 계약을 해놨다. CEPI는 옥스퍼드대, 이노비오, 모더나 등과 백신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맺어놨다. 계약 내용에는 이 백신을 합리적 가격(affordable cost)에 전 세계로 공급한다(global access)는 내용이 담겨 있다. CEPI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계보건기구(WHO), CEPI가 참여한 해외개발 백신 도입 글로벌 협의(COVAX) 기구에 백신을 제공할 것이고 이를 통해 COVAX는 20억개의 백신 확보에 나설 것이다.
한국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다른 나라와 백신 공동구매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유럽 4개 국가가 힘을 모아 백신을 구매한 사례도 있다. 미국은 인구가 3억명이 넘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양의 백신을 구하게 되고, 협상력이 좋아진다.
―우리가 직접 백신을 생산하면 백신 확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백신 주권`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국의 백신 개발 현황은.
▷확실하진 않지만 내년 1~3월 정도면 한국 업체들도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넥신은 미국 이노비오와 유사하게 DNA 기반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여러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SK는 미국 회사인 노바백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백신을 위탁 생산해주고 생산한 백신의 일부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도 아스트라제네카나 노바백스 백신이 통한다면 생산된 백신의 일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 바이러스 변이로 백신 무용지물? 그런일은 없을것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데.
▷바이러스가 얼마나 변이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4만개 이상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했는데 물론 변이하는 바이러스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가 펜촉 수준이라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화 크기는 손가락 크기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매년 변이하는 크기는 오렌지 정도로 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매우 작은 편인 셈이다. 유럽과 북미에 있는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3만개의 정보 중 변이한 건 6개밖에 없었다. 지금 개발되는 백신이 앞으로 몇 년간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겨울에 독감까지 유행하면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데.
▷코로나19와 독감을 헷갈리지 않도록 반드시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독감까지 대응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대다수 사람이 마스크를 끼고 개인 위생도 챙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니 최근 독감 사례가 적었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백신연구소에 10억원을 기부한 구광모 LG 회장과 개인적인 관계가 있나.
▷전혀 몰랐다. 개인적인 기부였다. LG 이름으로 기부한 것은 아니다. 원래 기부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 만나서 감사를 표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기부받은 돈은 우선 직접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위해 사용하려고 한다.
―K방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이 방역에 성공한 이유는.
▷실력 있는 바이오업체들이 있어서 진단키트를 빨리 양산할 수 있었고 신속한 확진자 격리를 통해 추가 감염을 막았다. 메르스로 인한 경험으로 소통하는 법도 배웠다. 국무총리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 보냈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둬 책임자를 명확하게 했다. 정부가 가진 모든 힘을 적극 활용했다.
▶▶ He is…
△1959년 하와이 출생 △1980년 하와이대(마노아캠퍼스) 생물학·역사학 학사 △1984년 예일대 의대 졸업 △1990년 듀크대 의대 전문의 취득 △2002~2016년 미국 국립군의관 의과대학 교수 △2016년~ 미국 국립군의관 의과대학 겸임교수 △2010~2015년 미군 후천성면역결핍증(HIV)연구 프로그램(MHRP) 수석 부책임자 △2015년 제3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정리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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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8, 2020 at 03:4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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