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6.15 03:34
[땅집GO] '세종시 스마트시티 컨소시엄 총괄 코디' 이윤호 RMS컨설팅 대표
"스마트시티(smart city)는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면 실패 확률이 높죠. 결국 사람 중심으로 설계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도시다. 정부는 스마트시티를 '혁신 성장의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수출 산업화해 미래 먹거리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작년 11월 착공한 부산 에코델타 시티에 이어 세종시를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지정하고 이달 말까지 민간 기업 대상으로 참여 의향서를 받고 있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은 "이번 국가 시범도시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일이자,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기술을 총집합해 미래 주력 수출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스마트시티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의 총괄 코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RMS컨설팅의 이윤호 대표를 만나 스마트시티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RMS컨설팅은 이 대표가 2013년 창업해 스마트시티 도시계획 수립 등 관련 사업 전반을 수행해 온 글로벌 스마트 도시 건축 플랫폼 회사이다.
―스마트시티 개념이 아직 낯설다.
"일반인은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자율주행차량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AI(인공지능)가 현재 기술 발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처럼 예전엔 스마트시티 역시 이런 기술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량이나 드론, AI 같은 기술이 스마트시티의 본질은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스마트시티는 한마디로 기존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인 도시다. 예를 들어 현재 도시민들의 비만이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도시 내에 자연스럽게 걷고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도시, 이게 바로 스마트시티다.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일자리,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안전·생활 등 7가지를 스마트시티의 핵심 요소라고 한다. 즉, 인간 생활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그동안 스마트시티 계획이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국가 주도의 이른바 톱 다운 방식으로 물리적인 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집중했던 게 원인이다. 정부가 돈을 투자해 새 기술을 만들고 열심히 홍보했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정부보다 민간이 주도해야 하고, 기술보다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 국가 시범도시인 세종 스마트시티는 민간 지분 80%를 투자한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주체가 경쟁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다."
"민간 투자를 유치하려면 결국 돈 버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인프라 투자 비용은 도시 개발에서 나온 수익과 국비 지원으로 회수한다. 이후 도시민에게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한다. 예를 들어 사이버 보안 분야는 혁신 벤처 스타트업에 들어온 회사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식이다."
―일반 도시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서비스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비용이 합리적이고 적정해야 한다. 현재 7대 핵심 요소 중심으로 여러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핵심은 모든 서비스가 의무가 아닌 선택이어야 하고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대한 많은 업체가 참여해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독점이거나 선택 가능성 없는 서비스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이 스마트시티에서도 앞서고 있나.
"한국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시티에도 참여 중이다. 하지만 현재 수준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비전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세종이나 에코델타 시티가 성공해도 그 도시를 곧장 수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국가 시범도시를 만들어낸 '팀'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스마트시티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도시에 맞게 설계를 바꿔나가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수입할 나라와 도시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기존 도시에도 스마트시티를 적용할 수 있나.
"사실 기존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신도시 개발을 떠올리지만 외국에서는 신도시와 기존 도시 재생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단, 기존 도시는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여서 신도시보다 더 정교하고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동만 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스마트시티 개발이 성공하려면.
"글로벌 경쟁력 있는 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해서는 컨소시엄 간의 경쟁보다는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함께 모인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상생의 혁신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뛰어난 기술과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시티를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상품으로 키울 수 있다."
June 15, 2020 at 01:3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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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반도체 이어 한국 먹여살릴 겁니다" - 뉴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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