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공공 재건축·재개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해야 하고, 늘어난 용적률의 최고 70%를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기부채납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민간 조합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로 분석되는 이유다. 당정에서 이번 대책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달리 시장에서는 실효성 떨어지는 `숫자놀음`이 될 수 있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의 핵심은 강남 재건축 활성화를 타깃으로 한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이다. 정부는 고밀 재건축을 통해 앞으로 5년간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는 강남 집값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보였지만 집값 문제의 핵심인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강남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공 재건축 카드를 꺼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5만가구로 추산한 근거에 대해 "현재 서울에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사업시행인가를 안 받은 곳이 93개 사업장, 26만가구여서 이 가운데 20% 정도는 공공 재건축에 참여하는 것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공공 재건축은 정부가 재건축 조합에 용적률과 층수 제한 등 도시규제 완화 인센티브를 통해 주택을 기존 가구 수보다 2배 이상 공급하는 대신 증가한 용적률 중 50~70%는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여된 인센티브가 많기 때문에 기부채납을 최고 70%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비율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재건축단지 주택 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공공 재건축을 선택하면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용적률 500%는 준주거지역 용적률 상한이다. 이를 위해 종 상향도 적극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준주거로 상향되면 5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 2014년 결정된 `2030 서울플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복합개발을 할 경우 강남·종로·여의도·청량리·상암 등 10개 도심·광역중심지는 51층 이상, 동대문·신촌·마포·사당·목동·천호 등 65개 지역·지구중심에서는 최고 50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원래 용적률 250%이면서 조합원분양과 일반분양 가구 수가 500가구인 재건축 단지가 용적률을 300%까지 올린다고 하면 가구 수는 100가구 늘어나는 데 그친다. 100가구 중 50가구는 기부채납받아 임대로 돌리고 나머지 50가구는 일반분양된다. 하지만 이 단지가 용적률 250%를 더해 총 500%까지 받으면 500가구가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500가구 중 250가구는 일반분양되고 나머지 250가구는 기부채납받아 절반씩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배분된다.
다만 현금 기부채납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합들은 임대아파트나 공공분양 방식보다는 현금 기부채납을 선호하지만, 정부로선 신혼부부 등 실수요 계층의 선호도가 높은 강남 지역에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를 통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제한한 것이다. 정부는 또 재건축 규제 완화로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이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는 재건축 단지나 인근 단지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최재원 기자 / 나현준 기자 / 이축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ugust 04, 2020 at 03:34PM
https://ift.tt/3k3AoRb
예고대로 `용적률 500%` 재건축 시동…늘어난 기부채납·공공참여 수용 관건 - 매일경제 - 매일경제
https://ift.tt/2XVMra5
No comments:
Post a Comment